누리호 4차 발사 성공…13기 위성 싣고 뉴스페이스 시대로

(별내=별바다신문) 이봄 주임연구원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약 2년 반 만에 다시 우주로 향했다. 누리호는 4차 발사를 통해 총 13기의 위성을 싣고, 고도 600㎞ 목표 궤도에 올리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누리호가 하늘로 발사되고 있다. /어린이천문대

육·해상 통제 속 치러진 발사

발사가 이뤄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인근은 이날 오전부터 대규모 통제가 이뤄졌다.
우주센터 정문으로부터 3km 구간이 육상 통제 되었으며, 발사 직후 잔해가 추락할 가능성을 고려해 바다에서는 폭 약 24km, 길이 78km 규모의 해상 구역이 통제되었다. 해상 통제 구역 속에는 두 개의 섬 평도와 광도가 있는데, 해당 섬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사전 대피한 상태에서 발사가 진행됐다.

누리호 4차 발사,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 4차 발사에서 사용된 누리호는 구조·사양이 이전과 완전히 동일한 동일 기체다. 그럼에도 반복 발사가 필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한국형 발사체가 국제 발사체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동일 발사체의 반복 발사를 통해 ‘기술적 신뢰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발사 성공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동일한 성능을 재현하고 반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발사체는 경쟁력을 갖는다.

성공 여부를 가르는 가장 어려운 순간, ‘페어링 분리’

누리호 발사 과정에서 가장 까다로운 구간은 고도 약 200km에서 이뤄지는 페어링 분리다. 페어링은 대기권 상승 중 발생하는 강한 마찰열로부터 위성을 보호하는 덮개 역할을 한다. 하지만 200km 이상으로 올라가면 대기가 매우 희박해져 보호가 필요 없어지며, 무게를 줄이기 위해 반드시 분리되어야 한다.

2019년 첫 시험발사에서는 페어링이 제때 분리되지 않아 임무가 실패한 바 있어, 이번 발사에서도 이 분리 과정이 가장 중요한 관문으로 꼽혔다.

누리호의 비행 시퀀스

누리호는 정확한 절차를 따라 목적지에 도달했다. 누리호의 이번 임무는 고도 600km에서 주탑재 위성 ‘차세대중형위성 3호’를 포함해 총 13기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것이었다. 비행 시퀀스 및 분리 순서는 다음과 같다.

  • T+2분 5초 : 고도 63.4㎞, 1단 분리
  • T+3분 54초 : 고도 201.9㎞, 페어링 분리
  • T+4분 32초 : 고도 257.8㎞, 2단 분리 및 3단 점화
  • T+13분 27초 : 고도 600.2㎞, 위성 분리 시작
  1. 주탑재위성: 차세대중형위성 3호
  2. 부탑재 큐브위성 12기 (2기씩 약 20초 간격 사출)
    • 세종대·쿼터니언
    • 우주로테크·코스모웍스
    • 코스모웍스·인하대
    • KAIST·한컴인스페이스
    • 서울대·스페이스린텍
    • ETRI·항우연

위성 간 간격을 둔 것은 궤도에서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성공적으로 누리호에서 분리되었다. /항공우주연구원 KARI TV

누리호의 다음 목표는 ‘국제 신뢰성 확보’

항우연은 누리호 발사 후 발사체 비행정보를 담고 있는 원격수신정보를 분석한 결과, 누리호가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12기의 큐브위성을 목표 궤도인 600km에 성공적으로 분리·안착시켰음을 확인했다. 특히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목표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 후, 새벽 1시 55분경 남극세종기지 지상국과 양방향 교신에 성공했다. 

이로서 누리호는 4차 발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한국형 우주발사체의 안정성을 또 한 번 입증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반복 발사를 통해 ‘국제 수준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이 독자적 발사체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우주발사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