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내=별바다신문) 이봄 주임연구원 =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이달의 우주 사진으로 독특한 천체 사진 하나를 공개했습니다. 성운 NGC6537, 일명 붉은 거미 성운으로 불리는 이 성운은 지난 10월 28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카메라(NIRCam)를 활용해 수천 개의 별을 배경으로 촬영되었습니다. 이 사진을 통해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성운의 정교한 구조를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태양과 비슷한 별의 마지막
붉은 거미 성운은 행성상성운으로 분류됩니다. 행성상성운은 태양과 비슷한 질량의 별이 죽을 때 형성됩니다. 주계열성이라 불리는 별의 청년기가 끝나면 적색거성 단계가 되어 부풀어 오릅니다. 그 후 바깥 가스 층을 모두 우주 공간에 벗어던지며 그 내부의 백색 왜성이 노출되고, 이 뜨겁고 밝은 중심별이 내뿜는 빛은 주변 물질을 이온화시키며 가스를 빛나게 합니다. 알록달록한 가스층을 가진 행성상성운은 이런 방식으로 생겨납니다.
행성상성운은 우주적 시간으로는 매우 짧은 시간만 관측할 수 있습니다. 수억 년의 별의 인생 중 단 몇 만 년 정도 지속될 뿐입니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이 행성상성운 역시 마치 멈춰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우주가 너무 거대하기 때문에 생긴 일일 뿐입니다. 사실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수 천 년 이내에 지금의 모습과 다른 모습을 형성할 것입니다.
중심별이 숨기고 있는 비밀은
이번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찍은 붉은 거미 성운 사진에서는 성운 중심에 위치한 별이 잘 담겼습니다. 가시광선 영역에서 촬영한 허블 우주망원경의 사진에서는 이 별이 희미하고 푸른 점처럼 보였지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관측에서는 오히려 붉게 빛나는 모습입니다. 이는 중심별 주변에 매우 뜨겁고 밝은 먼지가 원반 형태로 감싸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더불어 연구진은 성운의 독특한 형태에 주목했습니다. 성운의 좁은 허리와 양쪽으로 넓게 퍼진 ‘모래시계’ 구조가 숨겨진 동반성으로 인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즉, 비록 붉은 거미 성운의 사진 속에서 중심별은 하나처럼 보이지만 이런 형태를 가진 것으로 보아 그 중심이 쌍성일 확률이 높다는 의견입니다. 이와 비슷한 형태의 성운인 ‘나비 성운’을 과거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적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거미 다리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이번 관측은 붉은 거미 성운의 기다란 다리를 처음으로 끝에서 끝까지 모두 담았습니다. 근적외선 카메라 이미지 속 푸른색으로 표시된 이 구조는 수소 분자의 방출선으로 그려진 거대한 거품 모양의 망토 구조이며, 각각의 길이는 약 3광년에 이릅니다. 성운 중심에서 지속적으로 분출된 항성풍이 수천 년 동안 주변 물질을 밀어내며 이런 구조가 형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성운의 중심에는 지금도 가스가 활발히 분출되고 있는 흔적이 보입니다. 보라색으로 보이는 길게 굽은 S자 형태는 이온화된 철(Fe) 원자가 내는 빛을 따라 그려진 것입니다. 빠르게 뿜어져 나오는 제트가 과거에 방출된 물질과 충돌하면서 만들어진 흔적입니다. 성운의 물결무늬 모양은 이러한 충돌들이 남길 결과물로 해석됩니다.
제임스 웹 + 찬드라 = ?
이번 이미지는 Webb GO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찬드라 X선 망원경과의 공통 프로젝트입니다. 행성상성운의 양극 구조가 중심별에서 분출되는 제트와 강력한 항성풍에 의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밝히는 것으로 목표로 합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카메라가 포착한 붉은 거미 성운은, 행성상성운이 남긴 마지막 흔적입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역동적이고 복잡한지 정교한 사진 속에서 다시 한 번 극적으로 표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