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별바다신문) 이봄 교육연구원 = 가을이 무르익는 추분은 오는 9월 23일이다. ‘처서매직’(처서가 지나면 거짓말처럼 더위가 꺾인다는 표현)이 유행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여름은 처서를 지나서도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태양이 적도 위를 통과하면서 낮과 밤의 길이가 거의 같아지는 시기인 추분을 지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북반구에서는 밤이 점점 길어지며 본격적인 가을과 겨울로 들어서게 된다. 고대 농경 사회에서 추분은 계절 전환의 기준이자 수확 시기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졌다.

추분과 비슷한 시기에 맞이하는 명절이 바로 추석이다. 음력 8월 15일로, 올해 추석은 예년보다 조금 늦은 10월 6일이다.
“보름달처럼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라는 인사처럼 추석의 상징은 단연 보름달이다. 태양·지구·달이 일직선에 가까워지며 달이 태양빛을 정면으로 받아 크고 둥글게 보인다. 보름달은 저녁 6시 동쪽 하늘에 떠올라 자정 무렵 남쪽 하늘 가장 높은 곳에 이르고, 새벽 6시 30분께 서쪽 하늘로 지며 추석 당일 밤새도록 관측된다.

보름달은 오래전부터 풍요와 소망의 상징이었다. 달 속에서 떡방아를 찧는 토끼를 찾는 어린이들이나, 강강술래·송편 빚기 같은 민속 문화도 달맞이와 깊은 관련이 있다.
과학적으로 보름달 표면에 어둡게 보이는 영역은 ‘달의 바다(Mare)’로 불리는 화산 지대이며, 이를 연결해 보면 토끼 모양이나 여인의 얼굴, 늑대 등으로 인식되었다.
현대 천문학에서는 오히려 보름달의 밝은 빛 때문에 별이나 은하 관측이 어렵지만, 일상 속 추석의 보름달은 여전히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계절의 균형을 알리는 추분과 나란히 찾아온 이번 추석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자연이 전하는 계절 변화를 직접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봄 교육연구원 spring@astrocam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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