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한 번 *칠월칠석에만 만난다는 견우와 직녀가 서로를 너무 그리워했던 걸까요? 서로를 향한 그리움이 눈물바다가 되어 지상에 이례적인 폭우를 쏟아내던 7월의 여름이었습니다. 그렇게 여름은 무르익어 어느새 8월. 매년 8월이면 내리던 별 소나기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올해에도 쏟아집니다. 잠깐 고개를 들어 우주가 흘리는 반짝이는 빛줄기들을 감상해 보세요.
*올해 칠월칠석은 8월 29일이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관측 기간: 8월 13일을 전후한 며칠 동안
극대기: 8월 13일 새벽 4시 47분(시간당 최대 90개 관측)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가을철 대표 별자리인 페르세우스자리에 복사점이 있어, 이 별자리에서 방사되듯 보여요. 유성우가 가장 많이 떨어지는 극대기는 8월 13일 새벽 4시 47분이고, 시간당 최대 90개의 유성우를 볼 수 있대요. 하지만, 이 수치는 6.5등급의 어두운 별이 보이는 환경에서 복사점이 머리 꼭대기에 위치할 때, 시간당 볼 수 있는 유성우 숫자예요. 실제 환경은 도시의 불빛과 미세먼지 때문에 이보다 훨씬 적게 보여요. 체감상으로… 5분에 1개 정도!

왜 별이 비가 되었을까?
먼 우주를 떠돌던 스위프트–터틀 혜성이 아주 오래전 지구 근처를 지나갔어요. 그리고 그 길에 헨젤과 그레텔처럼 흔적을 많이 남겼죠. 바로, 혜성의 먼지 파편들입니다. 이 먼지의 오솔길 속으로, 해마다 지구가 공전하며 살포시 발걸음을 들여놓습니다. 먼지 파편들은 지구의 ‘대기’와 빠른 속도로 충돌하며 마찰열로 인해 눈 깜짝할 사이 불꽃이 되고, 우리는 그 찰나에 쏟아지는 별비를 유성우라고 부르는 거예요.

유성의 원리를 이용하여 과학자들은 인공 유성우를 만들기도 해요. 2008년 유럽우주국은 임무를 마친 무인 우주 화물선을 지구에 빠른 속도로 떨어지게 했어요. 지구 대기와 충돌시켜 소각시키기 위해서죠. 이 커다란 인공 유성체는 화려하게 불타며 어둠 속으로 사라졌어요. 이 방법은 임무를 마친 탐사선과 우주 쓰레기 등을 처리할 때 자주 사용되는데, 허블우주망원경도 2030년대 중후반쯤 임무를 마치면 지구 대기로 진입하여 불타 사라질 예정이라고 해요.
<임무를 마친 무인우주화물선 ‘쥘 베른 001’의 지구 재진입 영상>
어떻게 관측할까?
1. 유성우를 관측하는 방법은 ‘세 가지’만 기억하세요. <캄캄한 곳> <탁 트인 곳> <맨눈>
2. <캄캄한 곳> 최소한 가로등에 눈을 찌푸리게 되는 곳은 피하거나 등지고 관측하세요.
3. <탁 트인 곳>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페르세우스자리’를 중심(복사점)으로 유성우가 뻗어 나가는 형상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정하지 않게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답니다. 그래서 시야가 탁 트인 곳에서 한곳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하늘 전체를 바라봐야 합니다.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처럼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선 곳은 관측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4. <맨눈> 쌍안경과 망원경은 시야가 좁아 유성우를 온전히 관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맨눈으로 관측해야 합니다. (유성우를 기다리다 지칠 때 별을 보는 용도로는 좋습니다)

그런데 13일을 전후하여 며칠 동안 밤하늘에는 보름달에 가까운 달이 떠올라요. 달이 밝아 작은 유성우들은 잘 안 보일 수 있기에, 달을 등지고 달의 반대편 밤하늘을 바라보세요. 혹시 유성우를 발견하지 못하더라도, 아득한 밤하늘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점차 반짝임이 선명해지며 밤하늘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