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2주년을 맞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2023년에는 어떤 사진을 찍었을까요.

지난 21년 12월 25일, 발사된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마지막 모습. /NASA

지난 2021년 크리스마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ames Webb Space Telescope, 이하 제임스 웹)이 하늘로 사라졌습니다. 제작하는 데에만 25년이 걸린 이 망원경은 한 달 동안 1,500,000km를 여행한 끝에 L2 포인트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에서 제임스 웹은 다양한 사진을 지구로 보내주며 인간들의 새로운 눈이 되어주었습니다. 기존 허블 우주 망원경보다 약 7배 좋은 집광력(더 어두운 별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뿐만 아니라 우주를 멀리 여행할 수 있지만 인간이 볼 수 없는 빛인 적외선을 감지할 수 있어 깊은 우주를 관측하기에 적합합니다. 물론 기존에도 적외선으로 관측하는 우주 망원경이 스피처가 있었지만, 제임스 웹처럼 주경이 크지 않았어요. 12월이 되며 우주로 향한 지 2주년이 된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본 2023년의 우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올해 제임스 웹은 같은 행성을 두 번이나 촬영했습니다. 바로 천왕성입니다. 2월에 촬영된 천왕성은 두 개의 필터(F140M, F300M)만을 사용했습니다. 각각 푸른색과 주황색을 입혀 표현되었어요. 천왕성의 아름다운 고리들과 함께 밝게 빛나는 북극, 27개의 위성 중 9개의 위성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사진이 조금 아쉬웠던 걸까요, 제임스 웹은 한 번 더 천왕성을 향했습니다. 9월의 관측에서는 4개의 필터(F140M-파랑, F210M-시안, F300M-노랑, F460M-주황)를 사용했습니다. 덕분에 좀 더 풍부한 색감의 천왕성의 모습이 완성되었어요. 이 사진에서는 위성 27개 중 14개의 위성을 볼 수 있습니다. 천왕성 주변의 아주 작고 하얀 아홉 개의 점을 찾아보세요.

3월에 공개된 은하단 RX J2129 /NASA,ESA

허블이 수백 시간, 몇 달에 걸쳐 열심히 찍은 딥 필드 사진들이 기억나시나요? 제임스 웹은 단 수십 시간만을 들여 더 깊은 우주를 자세히 담을 수 있습니다. 제임스 웹이 찍은 수많은 은하단은 그들의 강력한 중력을 이용해 우주의 빛을 휘어지게 만드는데, 이를 ‘중력렌즈’라고 합니다. 이 사진에서도 중력렌즈로 인해 이리저리 휘어진 천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중 주목해야 할 천체가 있습니다. 이 은하는 은하단 RX J2129의 중력 때문에 세 번이나 나타납니다. 마치 잘못된 안경을 써 사물에 세 개로 번져 보이는 것처럼 말이죠. 천문학자들에게는 아주 좋은 현상입니다. 더불어 이 은하에서 관측할 수 있는 초신성은 더욱 신비로운 사실을 알려줍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일정하게 밝기가 변하는 초신성(AT 2022riv)의 특성을 이용해서 은하의 시간을 추정할 수 있거든요. 사진 속 강조된 사진 세 개 중 가운데를 기준으로, 위쪽 사진은 1,000일 후, 아래쪽의 사진은 기준보다 320일 후의 모습입니다. 두 사진에서는 초신성의 모습이 희미하게 나타날 뿐입니다.

9월 9일 공개된 은하단 WHL-J24.3324-8.477과 별 Earendel /NASA

2016년과 2019년, 허블은 한 별을 조사합니다. 처음에는 ‘별’이라고 확신하기보다는 ‘단일 광원’이라는 표현을 했어요. 어쨌든 은하는 아닌 이 천체를 살펴보니 무려 129억 광년 멀리 떨어져 있을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빅뱅(우주 탄생) 이후 불과 10억 년밖에 되지 않았을 시기입니다. 이 별의 이름은 ‘아침에 뜨는 별’이란 뜻의 ‘Earendel(아렌델)’로 지어집니다. 아렌델처럼 멀리 있는 천체들은 우주 팽창으로 빛이 점점 붉게 변하는데요, 허블 우주 망원경은 이런 붉어지는 빛을 담기가 힘들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바통은 제임스 웹으로 넘어가게 돼요. 제임스 웹의 전문 파장이 바로 적외선이거든요. 제임스 웹은 아렌델이 태양보다 두 배 이상 뜨겁고, 약 백만 배 더 빛나는 거대한 B형 별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제임스 웹이 눈에도 보이지 않는 깊은 하늘만 보는 것은 아닙니다. 겨울철 가장 쉽게 관측할 수 있고 또 맨눈으로도 관측할 수 있는 천체인 오리온 대성운입니다. ‘대’성운이라는 이름처럼 너무 거대했던 것일까요, 제임스 웹은 전체 모습을 한 번에 담지는 못했습니다. 여러 번에 걸쳐 조각조각 사진을 찍은 후 겹쳐 커다란 한 장을 완성했죠. 이렇게 찍은 사진을 모자이크 사진이라고 합니다. 이번 사진은 이제껏 제임스 웹이 찍은 모자이크 사진 중 가장 커다랗고 해상도가 높은 사진입니다. 제임스 웹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는 눈으로 봤을 때 가려지는 성운의 안쪽까지 담을 수 있어요. 오리온 대성운의 안쪽에서는 먼지 띠를 두르며 태어나는 작은 별들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이런 먼지 띠들은 별 주변을 돌며 지구와 같은 행성을 형성하게 됩니다.

완성된 중적외선기기(MIRI) 앞의 JWST 팀 /NASA

제임스웹은 당초 기대 수명이 10년으로 허블 우주 망원경(1990년 발사, 기대수명은 15년이었으나 2023년 현재까지 가동 중)에 비해 짧았습니다. 다만 NASA(미 항공 우주국)의 시스템 엔지니어 마이크 멘젤은 성공적인 발사와 현재 가동하고 있는 상태를 고려하면 20년까지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긴 임무 기간 동안 제임스웹은 우주 초기의 모습을 탐구하고, 시간에 따른 은하 진화, 별의 일생, 태양을 포함한 항성계에서의 행성 환경 등을 연구합니다. 이를 위해 근적외선 카메라(NIRCam),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 중적외선 기기(MIRI)를 포함한 다양한 센서들이 탑재되었습니다.

3살을 맞이한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내년에는 얼마나 깊은 우주를 인간에게 보여줄지 기다려집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찍은 사진은 NASA 홈페이지를 통해 대중에게 공개되고 있습니다.




참조 :
1. JWST Latest Image, NASA
2. Hubble Mission FAQ, NASA
3. A Giant Telescope Grow in Space, The New York Times
4. ESA, WEBB image




작성 : 별바다신문 이봄 교육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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