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과 허블 우주 망원경의 합작

은하단 MACS0416의 모습.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과 허블 우주 망원경의 합성사진 /NASA, ESA, CSA.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과 허블 우주 망원경(HST)의 합작품이 지난 9일 공개되었습니다. 대상은 에리다누스자리 방향으로 약 40억 광년 떨어진 은하단 MACS0416입니다. 아주 멀고 희미한 빛을 담기 위해 허블 우주 망원경은 122시간,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22시간의 노출이 필요했습니다.

빛을 휘게 하는 ‘은하단’

은하단은 말 그대로 은하들의 단체를 뜻합니다. 사진 가운데 위치한 은하단 MACS0416에도 수백 개의 은하들이 함께 모여 있는데요. 이 거대한 무리가 아주 강한 중력을 만들며 재미있는 현상을 만들어 냈습니다. 바로 중력렌즈 현상입니다. 은하단 뒤에 자리한 천체들에서 나온 빛은 은하단을 주변을 지나며 강한 중력에 의해 이리저리 휘어집니다. 사진 속에서도 이 휘어진 빛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가운데 은하단을 중심으로 원을 만들며 길게 이어진 곡선들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중력렌즈 현상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물입니다. 덕분에 은하단 뒤에 가려지거나 어두운 천체들을 밝게 관측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맨눈으로 알록달록하게 보이는 걸까?

사진 속 은하단을 눈으로 관측한다면 어떻게 보일까요? 알록달록한 색은커녕 모두 회색빛을 가진 특색 없는 천체로 보일 것입니다. 가까이 있는 별들은 눈으로도 그 색을 구별할 수 있지만 수천만, 수억 광년씩 멀리 있는 은하는 그 빛이 너무 희미해 색을 구별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천체 고유의 색을 강조해서 표현하기 위해 필터를 사용합니다. 색색의 필터로 찍은 천체 사진에 색을 입혀 합성하는 방식입니다. 이번 사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사진을 위해 무려 열다섯 개의 필터가 이용되었습니다. 400nm부터 5,000nm(나노미터)까지 다양한 파장대를 담았습니다.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 영역과 근적외선은 허블 우주 망원경(380~1,500nm)이, 그보다 긴 파장인 적외선 영역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1,150~5,000nm)이 맡았습니다.

파장대별로 사진을 찍은 후, 짧은 파장에는 푸른색을, 중간 파장에는 초록색과 노란색을, 긴 파장에는 빨간색을 입혀 합성합니다. 두 망원경이 찍은 사진을 나란히 살펴보면 허블 우주 망원경은 비교적 푸르고 노란빛을 띠는 천체가 다수인 반면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붉은빛을 띠는 천체가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각각의 망원경이 포착하는 파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왼쪽) 허블 우주 망원경(HST)이 찍은 사진, 오른쪽)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이 찍은 사진 /NASA.

우주는 팽창중…

그렇다면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는 볼 수 없고,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으로는 볼 수 있는 이유는 뭘까요? 정답은 ‘우주 팽창’입니다.

우주는 팽창하고 있습니다. 멀리 있는 천체일수록 더 빨리 멀어지고 있어요. 멀어지고 있는 천체에서 나오는 빛은 파장이 늘어지며-길어지며- 원래보다 붉게 보입니다. 빠르게 멀어질수록 더욱더 붉어지죠. 이를 도플러 효과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가까이 있는 천체보다 멀리 있는 천체가 더 빨갛게 보이는 것입니다.

더 긴 파장을 감지할 수 있게 되면 더 멀리 있는 천체를 볼 수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붉은색의 천체는 멀리, 푸른색의 천체는 비교적 가까이 있습니다. 다만 먼지가 많이 포함된 은하는 적외선 영역이 강조되어 붉게 보일 수 있습니다.

은하단 MACS0416 속 MOTHRA의 위치와 확대된 모습 /NASA.

주목해야 할 천체

사진 속 주목해야 할 천체가 있습니다. 괴수 별(Kaiju star)이라고도 불리는 MOTHRA입니다. 이 천체는 빅뱅 이후 30억 년 후 존재했던 은하에 위치한 별로 중력렌즈 현상에 의해 밝기가 4,000배 강조되었습니다. 스페인 연구팀은 MOTHRA에 은하단뿐만이 아닌 ‘밀리 렌즈’라 불리는 추가적인 중력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그 후보로는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으로도 포착하기 힘든 희미한 구상성단이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습니다.



참조 :
1. 나사, NASA’s Webb, Hubble Combine to Create Most Colorful View of Universe
2. Diego et al. (2023), JWST’s PEARLS: Mothra, a new kaiju star at z = 2.091 extremely magnified by MACS0416, and implications for dark matter models



작성자 : 별바다신문 이봄 교육연구원
spring@astrocamp.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