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미스 2세 대원들,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 입성

(별내=별바다신문) 이봄 주임연구원 = 인류가 반세기 만에 다시 달 궤도로 향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지난 3월 27일(현지 시각), 아르테미스 2세(Artemis II) 미션을 수행할 4명의 우주비행사가 최종 발사지인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KSC)에 도착하며 4월 발사를 위한 카운트다운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 T-38 훈련기 타고 직접 날아온 ‘하늘의 영웅들’

이날 오후 2시 15분경, 케네디 우주센터 내 셔틀 착륙 시설의 활주로에 세 대의 날렵한 T-38 훈련기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들은 미션 지휘관 리드 와이즈먼, 조종사 빅터 글로버, 미션 전문가 크리스티나 코크제레미 한센이었습니다.

활주로에 내린 리드 와이즈먼 선장은 로켓이 대기 중인 39B 발사대를 바라보며 “드디어 이곳에 왔다. 전 세계가 이 순간을 기다려온 것을 안다. 우리 팀은 달로 갈 준비가 끝났다”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습니다.

크루들이 T-38 전투기를 타고 플로리다 우주센터로 들어오고 있다.

■ “가까이 올 수 없습니다” : 눈에 보이지 않는 벽, 격리(Quarantine)

이는 NASA의 ‘건강 안정화 프로그램(Health Stabilization Program)’에 따른 필수 조치입니다. 우주비행사들은 이미 지난 3월 중순부터 휴스턴에서 격리 생활을 시작했으며, 플로리다 도착 직후 진행된 기자 회견장에서도 기자들과의 거리를 둔 채 격리 수칙을 준수했습니다.

사실 이번 아르테미스 2세 크루들에게 격리는 익숙하면서도 고단한 과정이었습니다. 이들은 이번 발사를 위해 총 세 번의 격리 과정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당초 2월 초 발사를 목표로 지난 1월 23일부터 첫 격리에 들어갔으나 기상과 기체 점검 등의 이유로 발사가 미뤄지며 해제되었고, 3월 초에도 재차 격리에 돌입했으나 최종 점검 단계에서 또 한 번 발사가 연기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세 번째 격리 단계에 들어선 현재, 대원들은 케네디 우주센터 내 숙소에 머물며 외부 접촉을 차단한 채 4월 초 발사를 위한 최종 비행 시뮬레이션과 신체 컨디션 점검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격리가 이토록 철저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1. 면역력 저하 방지: 무중력 상태에서는 인체의 면역 체계가 약해집니다. 지구에선 가벼운 감기 바이러스라도 폐쇄된 우주선 안에서는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돌변할 수 있습니다.
  2. 미션 실패 방지: 10일 동안의 짧고 강렬한 여정 중 단 한 명이라도 몸이 아프면 수조 원이 투입된 미션 전체가 중단되거나 연기될 수 있습니다.
  3. 심리적 집중: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함으로써 오직 비행 절차와 비상 상황 대응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도록 돕습니다.
네 명의 우주 비행사들이 기자들과 멀찍이 떨어져있다.

■ 4월 발사 전까지의 긴박한 ‘지상 일정’

이제 대원들은 케네디 우주센터 내 우주비행사 숙소(Crew Quarters)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이곳은 외부인 출입이 완전히 금지된 구역으로, 오직 허가된 전담 의료진과 최소한의 지원 인력만이 방호복을 입고 접근할 수 있습니다.

발사 예정일인 4월 초까지 대원들이 소화해야 할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최종 비행 시뮬레이션: 오리온(Orion) 우주선과 지상 관제소 간의 통신 정밀 점검 및 최종 비행 경로 복기.
  • 웻 드레스 리허설(WDR) 데이터 검토: 발사대 위에 세워진 SLS 로켓의 상태를 최종 확인하고, 실제 탑승 당일의 동선을 완벽하게 연습합니다.
  • 가족과의 ‘유리벽’ 만남: 가족들조차 직접적인 신체 접촉은 불가능합니다. 특수 설계된 면회실에서 유리를 사이에 두고 작별 인사를 나누며 심리적 안정을 취합니다.

■ “함께 가는 여정” : 달 마스코트 ‘라이즈(Rise)’ 공개

기자회견 중 대원들은 이번 미션에 함께 탑승할 무중력 지표(Zero-G Indicator) 인형인 ‘라이즈(Rise)’를 소개했습니다. 전 세계 2,600여 개의 공모작 중 선정된 이 인형은 아폴로 8호의 ‘지구 돋이(Earthrise)’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으로, 아이들에게 달 탐사의 희망을 전달하는 상징이 될 예정입니다.

무중력 지표 인형 ‘라이즈’의 모습 /기자회견 라이브 중

바뀌는 달 탐사

NASA는 아르테미스 2세 발사를 앞두고, 기존 ‘루나 게이트웨이(Lunar Gateway)’ 건설을 일시 중단(Pause)한다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궤도 정거장 대신, 달 남극 표면에 직접 기지를 건설하는 전략으로 바꾼 것입니다. 기존 달 탐사 계획을 전면 수정하는 이번 발표에서는 달 표면 유인 착륙을 2028년으로 보고있습니다. 이번 달 궤도 선회 작전은 달라진 달 탐사의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